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넨도에 관하여

 

결론 : 넨도같이 디자인하고싶다.

 

 

-바텀업(Bottom-up)

 

넨도의 디자인은 바텀업이다. 건축을 전공하거나 실무를 진행하면 탑-다운 방식의 디자인 방식을 많이 강요받게 된다. 도시의 커다란 맥락에서부터 마을 집 거실 방 식탁 컵 식으로 점점 작은 부분까지 생각하는 방식이다. 바텀업은 그 반대이다. 컵에서부터 도시까지 반대로 올라가는 것이다. 대부분이 탑다운의 사고방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바텀업을 기반으로 한 아웃풋은 꽤 귀한 편이다. 게다가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아이디어로 실현되기가 꽤 쉽진 않다. 넨도가 건축보단 제품 및 가구 스케일의 작업이 많은 이유가 될 것 같다.

 

작은 것, 일상적인 것에서 영감을 얻어내고 그것을 실제로 구현해내는 그의 작업이 부럽다.

 

-위화감 만들기

hourglass

 

사토오오키의 회사 넨도의 비전은 “!” 이다. 일상에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다시 인식하게 만들고 거기에 담겨있는 놀라움과 즐거움을 다시금 알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품들은 위트와 와우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저 비전을 실현하기에 위화감 만들기는 매우 훌륭한 도구이다. 많이 접하고 더이상 변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 것들에 위화감이 적용될수록 효과는 크다. 

 

기시감이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감각이라면 위화감은 “어라 이게 이렇게 된다고….?” 의 감각이다. 일상을 비틀고 서로 연관이 전혀 없을 것 같은 것들을 접합시킬수록 위화감이 커진다.

 

-디자인과 예술의 차이

 

디자인은 클라이언트가 존재한다. 클라이언트의 목적은 대부분 이익 실현이다. 클라이언트의 목적(이익 실현)과 자신의 비전과 목적을 담아내야 하는 작업이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학부 3학년 교수님이 컨셉에 대해 설명해줬던 게 생각난다. “컨셉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라고 하였다. 넨도의 대부분의 컨셉은 위화감을 통하여 즐거움과 놀라움을 제공하는 것. 감각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예술은 온전히 자신과의 대화이자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대의 흐름과 자신의 마음이 잘 맞는다면 살아생전에 영광을 누릴 수도 있고 다음 세대에 맞는다면 그 세대에 널리 알려지곤 한다. 

 

남이 의뢰하는가 아니면 스스로 의뢰하는 것인가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이 재밌는 것은 누군가의 의뢰가 언제나 작업자에게 스트레스와 제약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 제약들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즐거운 편이라면 디자인을 하면 좋겠다. 

 

넨도에 따르면 의뢰인과의 오리엔테이션 순간이 작업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한다. 의뢰인이 원하는 것에 대하여 알아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이야기를 진행하였는데도 의뢰인이 원하는 것이 명확히 잡히지 않는다면 수락을 거절한다고 한다. 

 

이런 경우도 있다. a를 원한다고 찾아왔는데 깊게 들여다보니 b인 경우다. 자신이 정말 원했던 걸 당사자가 모르거나 헷갈린 경우는 그것을 찾아주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공을 들인다고 한다.

 

-인수분해한 뒤 공통점 찾기

 

넨도의 디자인은 위화감을 베이스로 한다. 그것을 만들어 내는 방법의 하나가 인수분해 후 공통점 찾기이다.

 

인수분해란 12=2*2*3 같이 더 쪼개지지 않는 단위까지 어떤 물체나 현상을 쪼개는 것이다. 두 가지 사항을 인수분해 해나가면 어떤 포인트에서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는데 포인트를 중심으로 두 사항을 연결하면 위화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두 사항이 얼핏 생각했을 때 전혀 공통점이 없다면 더더욱 아이디어는 강력해진다. 

 

넨도가 스타벅스 매장 이벤트 기획을 할 때도 같은 방법이 쓰였다. 넨도는 커피를 주문하는 것과 책을 읽는 것을 연결시켰다. 한 권의 책을 고르고 그 안의 내용을 읽고 느끼는 과정과 커피를 고르고 내리는 과정을 연결해본 것이다. 

 

-휴식 시간 생각하기

Forest spoon. 너무 귀엽다. 하지만 생각이 얕거나 가볍지만은 않다.

 

사물의 휴식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어떤 서비스나 사물들은 그것이 사용되는 시간보다 사용되지 않은 시간이 더욱더 많다. 그 사용되지 않은 시간에 물건/서비스/디스플레이는 어때야 할까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포레스트 스푼을 보면 어딘가에 꽂혀있는 젓가락과 숟가락에 대해 고민한 그의 흔적이 보인다. 그리고 상점 같은 곳에 여러 개로 꽂혀있는 그들을 상상하며 디자인을 한 게 느껴진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작은 새를 보면서 미소를 짓게 된다. 

 

사물이 작동하지 않을 때 그것이 어떤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 자체로 디자인이 좋아지고 위트를 띨 수 있다는 게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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