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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읽은 그리스인 조르바

누군가에겐 망나니 누군가에겐 성인 누군가에겐 진정한 친구이자 누군가에겐 적인 조르바.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을 통하여 자유를 얻는 자유인 조르바.

먹을 땐 먹고 키스할 땐 키스하고 슬퍼할 때는 눈물을 흘린다. 그 순간에 집중할 뿐이다. 초자아라는 사회적 규약, 약속, 문화가 그를 지배하지 못한다. 자아와 이드가 동일화된 육체와 정신이 하나가 된 인간상이 바로 조르바다.

조르바는 말한다. 내가 죽으면 이세상은 없어지는 것이라고. 유아기적이고 실존주의적인 사고방식이다. 무엇보다 자기에게 집중하고 있기에 이런 생각이 가능하다. 매 순간 자신의 감정과 사건자체에 집중하는 삶. 그래서 조르바는 어린아이처럼 죽음과 삶, 바다와 음식, 여자 등 일상에서 감동받고 그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람이다. 

조르바는 말로는 표현 불가능한 것들을 춤으로 또는 쉬운 이야기로 표현하랴고 한다.그래서 말이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의 친구와도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오히려 말로 하는 대화보다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가 있었다. 연금술사로 말하면 만물의 언어로 대화를 한 것이다.

 

 

(좌)기독교와 인도의 왜곡된 불교관이 원하는 인간상 (우)동아시아의 불상, 우람하고 건강하다. 


조르바는 주인공에게 절대 육체의, 자기 자신의 소리를 무시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 소리는 하나님이자 악마이자 자신의 소리이다. 조르바는 이 셋이 모두 같은 존재하고 단언한다. 한 잔의 포도주, 따듯한 스프, 칠면조 요리등은 인간의 정신을 풍요롭게하고 강하게 한다. 그리스 철학이나 중국을 거쳐 들어온 불교나 기독교관은 육체를 핍박하고 괴롭힌다. 육체를 죄악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삐쩍마르고 고행을 지속할 수록 정신이 맑아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초의 싯타르타는 오히려 육체를 건강히하는 것과 해탈을 통한 진정한 자유가 다른 말이 아니라고 이야기 하였다. 동아시아의 불교상을 보라 포동포동하고 하나같이 건강하다.

 

그리스 해변가. 사람은 익숙한 것에 무감각해지기 나름이다. 조르바는 익숙해짐을 온몸으로 거부한다.

조르바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이다. 하늘의 별 굽이치는 바다 새소리 햇빛등이 모두 처음 겪은 듯 경이로움으로 그에게 다가온다. 매 순간을 완전히 새롭게 경험하는 그에게 나이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런 새로움을 경험하는 이의 삶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주인공이 오르탕스 부인을 달래려고 조르바가 자신과 결혼하려한다는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조르바가 타지에서 여자와 있다 돌아온 다음 그 사실을 알려준다. 보통 사람이라면 매우 화를 낼텐대 말이다. 그는 그에게 그런 고약한 짓은 하면 안된다 라고만 말하고 한참을 고민하더니 그녀와 결혼하려고 한다. 오롯이 책임을 지고자 하는 자세라고 할 수도 있다. 당신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나이가 찰 때까지 차서 선행을 베풀었다는 생각은 그에게 굉장한 굴욕이다. 그가 30살이어도 같은 상황이라면 그랬을 것이다. 책임을 지는 자세 그 태도가 바로 조르바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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