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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9하자_정철

기본적인 내용은 가볍고 재밌다. 카피라이터 분들의 책이 공통적으로 간단명료하고 이해가 빨리된다. 쉽게 접근하여 자주보면 좋은 책이다.

 

 


1. 찾자

 

박수.짝짝짝


오답을 찾아라. 다른 답을 찾아라. 틀리면 뭐가 어떤가. 우리의 생각과 사고와 행동은 너무나 경직되어있다. 마치 정답을 말하지 않으면 나의 위신이 땅에 떨어져 다른 사람이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거나, 내가 어떻게 되는 것처럼 생각한다.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생각에 그렇게 관심이 없다. 당신 혼자 얼굴이 빨개져 있는 것이다. 정답이 아닌 오답을 말하라, 오답 안에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가 숨어있다. 우리가 말하는 정답이 과연 정답인지 생각해보라.

그래 알았다. 오답을 말하라고 한다고 오답이 말해지나? 구체적인 훈련과 행동 방법을 제안하겠다. 하루에 딱 한 가지 평소에 안 해 본 행동을 하자.다르게 행동해 보아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각 보드 위를 따라서만 걸어 본다든지, 책을 거꾸로 들고 읽어본다든지, 정말 온종일 아무것도 안 해보는 시간을 가진다든지(평소에 잔다면, 잠도 자면 안 된다) 그런 다른 행동들이 당신의 생각을 유연하게 한다. 딱 눈감고 한 개씩만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해보아라.


2. 떨자

 

냅킨에 메모를 하니 뭔가 더 바빠보이고 간지가 난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어라. 메모. 우리는 아이디어가 없는 것이 아니다. 단지 까먹었을 뿐이다. 당신의 생각을 메모하라. 어디에든 냅킨이든 어디든 메모하는 그 순간이 당신의 기억을 강화한다. 물론 냅킨에 메모했다가 그 내용을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자신의 아이디어 노트라든지, 에버노트든 핸드폰에 있는 메모장이든 어딘가에는 다시 옮겨 놔야 한다. 하나만 더 추가하면 메모하고 그것을 들여다보라. 내가 써놓은 글씨앗이 언제 발아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계속 내 눈으로 생각으로 물을 틈틈이 물을 주다 보면 언젠가 싹을 틔우는 날이 온다. 

카피라이터 정철의 작업방식은 메모하기이다. 그것을 기록하느냐 1번, 그것을 이제 소화하는 시간을 가지느냐 2번이다. 메모하는 습관은 그것을 다시 돌아보는 습관과 엮어서 함께 가야 한다. 자신이 붙잡아놓은 작은 아이디어가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아야 그 행위를 반복하게 될 확률이 높다.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바로 기록하라, 어디든 좋다. 사진이든 한 개의 단어이든 뭐든 좋다. 기록하라. 에디슨 사후에 나온 노트가 3,400권이다. 그 중 어느 한 페이지에는 지금 세상을 밝히게 한 아이디어 한 움큼이 잠자고 있었다.


3. 참자

 

좋은건, 99도정도의 물이면 끓진 않아도 김도 나고 해서 티가난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참아보자. 너무 뻔한 말을 시작해서 미안하다. 99도의 물 이런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좀 해야겠다. 조금만 더 참아라, 관찰해라. 그러면 결국 답이 툭 하고 튀어나온다.

 

관찰하라.관찰하라.관찰하라.관찰하라.관찰하라.관찰하라.관찰하라.관찰하라.관찰하라.관찰하라.

관찰이 수반하는 덕목이 있다. 바로 그것은 참자이다. 참고 계속해서 지켜보는 그 힘이 답을 얻게 한다. 어떤 것을 계속해서 들여다보는 것. 하나의 사물을 여러 가지 방향으로 다양하게 생각해보는 훈련의 시간을 가져라. 정답은 없다. 제발 명심하라! 많이 끄집어내라. 양이 질을 이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들여다보는,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하나의 사물을 정하고, 그것과 연상되는 단어나 문장을 계속해서 뽑아보는 훈련. 또는 건축에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계속해서 스터디 모델을 만드는 것 등.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과정 또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친구가 해준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느 상사가 나에게 일을 알려주지 않고 스스로 찾아보라고 한다는 것이다. 지금 시대에 어떤 것을 가르쳐주지 않고 스스로 알아보라고 시키는 상사가 있다면 아주 꼰대고 나쁜 놈이라고 욕을 먹을지는 모르지만, 우리에게 스스로 분투하고 알아내려는 인내의 과정이 필요할지 모른다. 요즘 같은 시대에 답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know-how 의 시대가 아닌 know-where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참고 알아보고 생각해보고 분투하라. 


4. 묻자

 

너무너무 궁금해하라.어린아이처럼


왜? 왤까? 왜그럴까? 왜그렇게 할까? 왜 해야할까? 왜지? .....?

질문하라. 질문하는 태도에 전제되는 것이 있다. 바로 궁금함,호기심이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이나 습관, 문화 등에 질문을 던져라, 하나하나 되짚어보아라. 왜 그래야 할까? 질문 자체에 답을 수반하는 순간이 있다. 질문하는 순간부터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질문하고 적당히 답을 찾자. ‘찾자’에서 봤듯이 정답은 빨리 찾아서 옆으로 치워놓고, 다양한 답을 내어보자.   


5.놀자

 

모래로 성을 만들었다고 뭐라 하지 않겠다. 즐겁게 놀라.


상상하다=놀다

이 세상의 위대한 아이디어들이 책상에 앉아서 골똘히 고민하고 땀 흘리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혹시 생각하는가…?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의외로 많은 아이디어가 평소 답을 내고자 하는 상황보다는 그 반대 상황에 많이 나타난다. 친구들과의 수다, 잠깐 쉬는 시간, 장난감을 조립하다가, 아이디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 잠시 나가 운동을 하다가, 등등 말이다.  

저자가 놀아라 라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부담감 때문이다. 놀이에는 부담감이 없다. 부담감이 없다는 것은 자유롭다는 뜻이고, 정답에 속박되지 않는다는 뜻이고, 그 순간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놀이하는 순간 우리는 패배를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것이 즐겁고 나에게 좋은 유쾌한 즐거움을 주는지 집중한다. 그리고 노는 순간 우리는 여러 가지 시도를 막 해본다. 틀려도 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즐거운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노는 행위에는 어떠한 강압적인 압박이 존재하지 않는다. 성공해도 되지만 실패해도 나름 만족스럽고 재밌는 게 놀이다. 뭔가 번뜩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싶다면, 놀아야 한다. 놀지 않고 일처럼,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는 순간, 머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여도 뻑뻑하고 거북살스럽다. 적당한 긴장감과 재미를 느끼는 그 순간, 그러한 지점을 찾고 그 감각을 계속 느껴야 한다. 실패해도 된다. 튀어도 된다. 아무도 당신에게 그렇게 관심이 없다. 당신이 홍대 앞에서 스트립쇼를 한다 한들(과한가?) 아무도 관심이 없다. 그러니 부담가지지 말고 놀아라, 막 해봐라.


#결합,분리,추출,중의

정철은 카피라이팅을 할 때 펜을 들지 않는다. 대신 단어들을 오른손 하나 왼손 하나 집어 든다. 그리고 무작정 붙여본다. 그리고 골똘히 들여다본다(참자!). 그러다 보면 무언가 번뜩이는 생각이 지나가고, 말하고자 하는 바와 아이디어를 결정하는 ‘최후의 결정’ 순간이 온다. 그래도 막연하다고? 팁을 좀 주겠다. 단어들을 양손에 집어 들고 붙여봐라. 쓸만한 단어들을 싹싹 긁어 놓고 붙여보아라.
이번에는 떼어내 보라. ‘습관적’ 습관과 적을 떼어놓고 생각해보라. 그렇다. 습관은 우리의 적이다. 우리를 더 이상 발전하지 않고 머무르게 하는 강력한 적이다. 가끔은 습관적을 물리치라.
추출하라. 아마추어라는 단어를 보자. ‘아마’만 한번 주목해보자. 아마추어가 프로와 다른 이유는 ‘아마’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은 아닐까? 결정하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말투, 그게 ‘아마’다.
마지막으로 중의적인 단어에 집중해보자. 섬. 지난해에 갔던 제주도가 떠오르기도 하고, 오늘 아침 멈춰 섰던 횡단보도가 생각나기도 한다. 바다 위에 우뚝 서 있는 외딴 섬이 떠오르기도 한다.이런 중의적 의미들을 엮고 새로운 의미를 뽑아내 보자.  


6.돌자

 

몸도 돌리고, 머리도 돌리고, 글자도 돌리고, 구조도 돌리고, 엄마도 돌리고, 돌리고...

 

그냥뒤집자.습관적으로 뒤집자. 자집뒤냥그.자집뒤 로으적관습.자돌

쉽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이 있다. 바로, 뒤집는 것이다. 사람들은 반전을 좋아한다. 특히 뻔하게 예상되는 그 예상을 깨는 순간 웃음이 나오고 미소가 번진다. 
뜻을 뒤집어보자. 포기하지 마라. 반대로 생각해보자 포기하라. 당신이 쌓아놓은 배움이 아까워서, 이것밖에 못 해서 계속 쥐고 있던 것들은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용기다. 포기하라. 
구조도 뒤집을 수 있다. 지금 내 책도 그렇지만 책은 항상 같은 구조로 되어있다. 바로 제목은 짧고 본문은 길다는 것. 책의 결말은 거의 끝 부분에 난다는 것. 제목이 본문보다 길면 어떤가? 책의 결말이 책의 절반쯤에 나는 것은? 무슨 큰 죄가 되겠는가.

 

뒤집어 놓으면 내 머리가 알아서 이유를 찾아준다. 일을 시키려면 이렇게 시켜야한다.
모든 괜찮다 뒤집어보라. 아니 일단 뒤집어놓고 다른 생각을 해라. 


7. 따자

 

싸구려 프린트 그림 위에 수염그리고 싸인했더니 작품이 된 뒤샹.


훔치라. 저작권에 위배가 되지 않는 한(저작권에 위배가 되기 더 힘든 상황도 있다) 마음껏 훔치라. 패러디하라. 패러디에 담긴 힘은 우리에게 모두 익숙하여 친근하게 다가가기 쉽다. 그리고 사람들은 예상한다. ‘여기쯤에선 이런 얘기를 하겠구나!’ 그때 돌아라. 뒤집어라. 그러면 사람들이 무릎을 탁치면서 미소를 짓거나 박장대소를 한다. 

이 세상에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독특한 것을 만들려고 하지 마라. 그런 건 없다. 그런 게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대신 다양한 것들을 새롭게 붙여보고 뒤집어서 붙여보고, 떼어보고 돌려봐라. 

거인의 어깨 위에 서라. 라는 말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거장들이 구축해놓은 아이디어 위에 새로운 기반을 닦으면 더 멀리 더 크게 나아갈 수 있다. 제발 훔쳐라 뭐라고 안한다.
 

8. 하자

 

내 공책은 빽빽하지~


하자를 8번째에 배치해놓은 이유가 있다. 앞에서 보았던 이 모든 것은 이 8번째 하자가 없다면 아무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그레이 ‘하기나 해’라는 노래가 있다. 가사 일부분을 한번 살펴보자.

영원하길 바래
지금 이 젊음과 힘
또 영감과 느낌
계속 오래 가길 바래
다들 영원한 건 없다고 말하지만
영원하길 바래
사랑하는 사람들과
돈과 명예 음악
내 자신에게 말해
쓸 데 없는 생각 그만하고
하기나 해
그냥 하기나 해
뭐든지 걱정만 많으면
잘 될 것도 되다가 안 되니까
그냥 그냥 하기나 해
하기나 해
그냥 하기나 해
어차피 생각 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깐
재밌게 즐기자구
그냥 하기나 해

불안하면? 하기나 해, 계속 지금의 성공을 유지하고 싶다면? 하기나 해, 슬럼프라면? 하기나 해, 

그렇다. 해야 바뀐다. 행동이 내 감정을 바꾸기도 한다. 글쓰기 싫고 책 읽기 싫어도 하다 보면 생각이 바뀐다. 하는 것의 힘을 믿자. 하라.


0.3%

 

그 유명한 추신수의 타율을 보라. 0.235이다. 


하자. 실패하자. 실패해도 된다. 3할만 되도 야구선수는 누구든 데려가려고 하고, 축구선수도 누구든 데려가려 한다. 3할은 성공한다와 같은 뜻은 반드시 7할은 실패한다는 이야기다. 실패해야 성공이 있다. 성공하면 실패도 있다. 
그렇다고 마냥 실패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당신은 풀스윙을 날려야한다. 다신 후회 없게 몸을 크게 회전하고 힘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근육이 그걸 기억하고, 당신의 몸은 자라난다. 즉 나를 바친 실패에서는 더 많은 것을 배울 수밖에 없다. 도망갈 여지를 남겨둔다면, 그 여지가 없어질 때까지 똑같이 실패를 반복할 것이다. 


9. 영자

 


영자를 9번째에 배치해놓은 이유가 있습니다. 갑자기 반말만 하고 강요만 하다가 지금 와서 존댓말을 하니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새롭지요? 하나의 책은 하나의 어조만 쓰라는 이유는 없으니까 괜찮습니다. 제가 이렇게 갑자기 존댓말과 부탁의 어조를 띄게 된 이유는 이것은 강요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정말로 이렇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겨야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사람을 위해, 어딘가에 있는 영자를 위해 사용해 주십시오.

영자, 옛날에 사람 이름에 ‘자’ 자가 들어간 이름이 많았다. 영자 춘자 미자 .. 당신이 아이디어를 내고 사고하는 것에 항상 영자가 들어갔으면 좋겠다. 사람을 향하고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이루어졌을까? 탄소 단백질 물? 아니다. 사랑 사고 겸손 배려 등, 사람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보자. 

####첨언
당신이 만약에 글 쓰는 것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구체적’이라는 말을 꼭 기억하라. 화장실에 ‘남을 배려하세요.’라는 말보다는 ‘한발만 앞으로’가 더 잘 먹힌다. 구체적이기 때문이고, 방금 자크를 내리기 전 조금 발을 뻗으려는 내 모습이 상상되기 때문이다. 배려하라는 말에는 배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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