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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_야마구치 슈

 

목차

프롤로그_ 교양이 없는 전문가는 위험한 존재다

 

제1부 무기가 되는 철학

철학을 배우는 새로운 방법

왜 철학 앞에서 좌절하는가?

 

제2부 지적 전투력을 최대화하는 50가지 철학·사상

 

제1장 사람에 관한 핵심 콘셉트 ‘왜 이 사람은 이렇게 행동할까?’

01 타인의 시기심을 관찰하면 비즈니스 기회가 보인다 (프리드리히 니체_르상티망)

02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칼 구스타프 융_페르소나)

03 성과급으로 혁신을 유도할 수 있을까?(에드워드 데시_예고된 대가)

04 사람은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_수사학)

05 노력하면 구원받을 수 있다고 신은 말하지 않았다(장 칼뱅_예정설)

06 타고난 능력이란 없다, 경험을 통해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존 로크_타불라 라사)

07 자유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을 동반한다 (에리히 프롬_자유로부터의 도피)

08 불확실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_대가)

09 인생을 예술 작품으로 대한다면 (장 폴 사르트르_앙가주망)

10 악의가 없어도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 (한나 아렌트_악의 평범성)

10 자기실현을 이룬 사람일수록 인맥이 넓지 않다 (에이브러햄 매슬로_자기실현적 인간)

11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꺼이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 (레온 페스팅거_인지 부조화)

12 개인의 양심은 아무런 힘이 없다(스탠리 밀그램_권위에의 복종)

13 언제 일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 (미하이 칙센트미하이_몰입)

 

제2장 조직에 관한 핵심 콘셉트 ‘왜 이 조직은 바뀌지 않는가?’

15 뛰어난 리더의 조건 (니콜로 마키아벨리_마키아벨리즘)

16 끝까지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존 스튜어트 밀_악마의 대변인)

17 붕괴된 가족과 공동체의 새로운 대안 (페르디난트 퇴니에스_게마인샤프트와 게젤샤프트)

18 변화는 새로운 시도가 아닌 과거와의 작별에서 시작한다 (쿠르트 레빈_변화 과정)

19 권위를 만드는 세 가지 요소 (막스 베버_카리스마)

20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만 하는 이유 (에마뉘엘 레비나스_타자의 얼굴)

21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진다 (로버트 킹 머튼_마태 효과)

22 협조할 것인가, 배신할 것인가 (존 내시_내시 균형)

23 왜 기장이 조종할 때 사고 발생 확률이 높을까?(헤이르트 호프스테드_권력 격차)

24 안정이 계속될수록 축적되는 리스크(나심 니콜라스 탈레브_반反취약성)

 

제3장 사회에 관한 핵심 콘셉트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25 시스템은 인간을 어떻게 소외시키는가 (카를 마르크스_소외)

26 독재에 의한 질서 vs. 자유가 있는 무질서 (토머스 홉스_리바이어던)

27 구글은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될 수 있을까? (장 자크 루소_일반의지)

28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애덤 스미스_보이지 않는 손)

29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찰스 다윈_자연도태)

30 업무 방식의 개혁 앞에 놓인 무서운 미래 (에밀 뒤르켐_아노미)

31 경제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관계 (마르셀 모스_증여)

32 성 편견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시몬 드 보부아르_제2의 성)

33 재빨리 도망칠 줄 아는 사람이 승리한다 (질 들뢰즈_파라노이아와 스키조프레니아)

34 공평한 사회일수록 차별에 의한 상처가 깊다 (세르주 모스코비치_격차)

35 감시당하고 있다는 심리적 압박 (미셀 푸코_파놉티콘)

36 사람들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다르게 보이기 위해 돈을 쓴다 (장 보드리야르_차이적 소비)

37 보이지 않는 노력도 언젠가는 보상받는다는 거짓말 (멜빈 러너_공정한 세상 가설)

 

제4장 사고에 관한 핵심 콘셉트 ‘어떻게 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38 ‘결국 이런 뜻이죠?’라고 말하면 안 되는 이유 (소크라테스_무지의 지)

39 이상은 이상일 뿐, 환상에 사로잡히지 말지어다 (플라톤_이데아)

40 오해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프랜시스 베이컨_이돌라)

41 생각은 아웃소싱할 수 없다 (르네 데카르트_코기토)

42 진보는 나선형 발전으로 이루어진다 (게오르크 헤겔_변증법)

43 사고의 폭을 넓히고 싶다면 어휘력을 길러라 (페르디낭 드 소쉬르_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44 때로는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에드문트 후설_에포케)

45 과학적인 것이 꼭 옳은 것은 아니다 (칼 포퍼_반증 가능성)

46 에디슨은 축음기를 유언장의 대체품으로 발명했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_브리콜라주)

47 조급해하지 마라, 세상은 그렇게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 (토머스 쿤_패러다임 전환)

48 이분법을 넘어서라 (자크 데리다_탈구축)

49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앨런 케이_미래예측)

50 사람은 뇌뿐만 아니라 몸으로도 생각한다 (안토니오 다마지오_신체적 표지)

 

역자 후기 칸트와 스피노자 없이 철학을 이야기하는 법



*가장 인상 깊었던 챕터를 인용한다.

 

18 변화는 새로운 시도가 아닌 과거와의 작별에서 시작한다 (쿠르트 레빈_변화 과정)

 

조직 내에서 사람의 행동은 어떻게 결정될까? 쿠르트 레빈 이전의 심리학자들, 그중에서도 특히 행동주의자들에 의하면 사람의 행동은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레빈은 조직 내에서 ‘개인과 환경의 상호 작용’에 의해 사람의 행동이 규정된다는 가설을 세웠고, 오늘날 그룹다이내믹스(집단생활에서 구성원들의 행동 특성을 규정하는 법칙과 요인을 과학적으로 분석,연구하는 분야)로 알려진 광범위한 영역에서 연구를 실시했다.

 레빈은 심라학과 조직 개발에 관련해 다양한 키워드를 남겼는데, 그중 이번 글에서는 ‘해동-혼란-재동결’ 모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레빈이 제창한 이 모델은 개인 또는 조직의 변화가 어떻게 실현되는지 세 단계로 보여준다.

 

 제1단계 ‘해동(unfreezing)’은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식을 바꿔야 한다는 현실을 자각하고 변화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들은 원래 자신의 내면에 확립된 관점이나 사고를 바꾸는 데 저항감을 느낀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왜 지금까지 하던 방식으로는 안 되는 걸까?’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면 무엇이 달라질까?’라는 두 가지 물음에 대해 설득이 아닌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지금 상태로는 정말 안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감정적으로 들지 않으면 사람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위협과 공포의 수준으로 지금 상태가 부정적으로 다가와야 한다. 그리고 제시된 미래의 변화가 굉장히 긍정적으로 느껴져야만 변화를 수용할 마음이 생긴다. 

 

마음이 생기는 것과 그것이 잘 굴러가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다. 하지만 저 마음을 먹게 되기까지도 매우 힘들다.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로는 자신과 가치관이나 의견이 비슷한 동료들을 모아야 한다(연대 만들기). 그리고 변화시키고자 하는 대상들에게 당신의 아이디어가 너무 급작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게 끈질기게 노출시켜야한다. 즉 아이디어를 익숙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어떨 때는 자신의 본래 의도를 숨겨야 할 때도 있다. 트로이의 목마처럼 말이다.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에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하며 의도는 달라도 일이 일단 실행되게끔 해야 한다. 

 

 제2단계 ‘혼란(moving)’에서는 예전에 갖고 있던 견해와 사고, 또는 제도와 프로세스가 불필요해지면서 혼란과 고통이 생긴다. 예정대로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역시 예전 방식이 좋았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단계이다. 이 단계를 잘 극복하려면 변화를 주도하는 측에서 구성원들을 실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충분히 지원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회사는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있다. 자택 근무가 이야기되고 있다. 경영진들은 거의 모든 책임을 업무의 리더들에게 부과했다. 일이 잘되든 안되든 그대들의 책임이게끔 시스템을 설정해 놓았다. 급작스러운 시행과 과중한 책임부과. 그것의 결과는 일이 잘 안된다는 불만과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낫다는 회귀였다.

 

 제3단계 ‘재동결(refreezing)’은 새로운 관점과 사고가 결실을 이뤄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단계로,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느끼게 되어 변화를 받아들이고 유지하려는 항상성 감각이 되살아난다. 이 단계에서는 자리를 잡기 시작한 새로운 관점과 사고가 실제로 성과를 일궈 내고 있음을 실감하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변화를 주도하는 측은 새로운 관점과 사고에 의해 실제 성과를 발표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기능이나 프로세스 획득에 포상을 주는 등, 긍정적인 모멘텀을 만들어 내야 한다.

 

>

계획에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도 반드시 포함해야한다. 

사람이 가장 기운 빠지고 슬럼프에 빠지게 될 때가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을 때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달려야 하는지, 또는 내가 제대로 달리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때이다. 이것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목표의 기대치를 매우 낮게 잡고 시작하는 것이며 측정 가능한 평가 기준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측정 가능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은 피드백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와 같은 말이다. 피드백을 제대로 받는다는 말은 제대로 된 길을 빠르게 갈 수 있을 확률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에서도 변화에 대한 기대치를 굉장히 낮추고, 일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판별하기 위한 평가 기준에 대해 깊게 고민했다면, 그냥 느낌적으로 일이 잘 안된다는 평가에 휘둘리지는 않았을 것 같다.  

 

 레빈에 의하면 어떤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식이 정착되어 있는 조직은 ‘해동-혼란-재동결’의 과정을 거쳐 변화한다. 여기서 이 프로세스가 ‘해동’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해동이라는 것은 바로 ‘끝낸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할 때 앞으로의 일을 ‘시작’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쿠르트 레빈의 지적은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오히려 지금까지의 방식을 ‘잊는’ 것, 즉 이전 방식에 ‘종지부를 찍는 일’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준다.

 

>내가 이 챕터에 가장 인상을 깊게 받았던 이유는 바로 이 구절 때문이다. 시작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규정하고 그것을 정말로 하지 말아야만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사고 방식이다. 

가만히 있기. 원래 하던 행동을 멈추기.

 

무엇을 더 하려는 게 아니라 나/회사에 중요하지 않고 비효율을 발생하는 그 일을 안 해보는 것. 그것이 시작이라는 것이다.

 

 개인 경력의 문제에서 이와 똑같은 이론을 주장한 인물이 미국의 윌리엄 브리지스다. 임상 심리학자였던 그의 인생의 전환기와 고비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집단 요법으로 치료해왔는데, 임상에서 만난 환자들의 전환기 체험이 저마다 매우 특이해서 일반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한 환자들의 사례를 나열해 살펴보니 일종의 패턴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프로세스가 발견되었다. 그는 이를 토대로 전환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한 단계를 ‘끝(지금까지 계속되어 온 무언가가 끝남) -> 중립지대(혼란스러운 고뇌의 단계) -> 새로운 시작(무언가가 시작됨)’의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 여기서 브리지스 또한 변혁을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무언가가 끝남’에서 출발한다고 보았다는 점을 눈여겨보길 바란다.

 

브리지스의 말에 의하면 경력이나 인생의 전환기는 무언가가 시작될 때가 아니라 오히려 어떤 일이 끝나는 시기다. 거꾸로 말하면 무언가가 끝남으로써 비로소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된다는 것인데, 사람들은 대부분 후자의 ‘새로운 시작’에만 주목해 대체 무엇이 끝났는지, 무엇을 끝내야 하는지 ‘끝’에 관한 물음에 진지하게 맞서지 못한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그렇다. 애초에 인식을 못 하면 생각조차 할 수가 없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자신이 맡은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그래야 우선순위를 정할 마음이 생기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생각을 하게 된다. 레빈과 브리지스가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기존의 관습/습관 중 변화해야 하는 것을 인지하고 그 자리를 비워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조직의 혁신이 어중간한 상태에서 흐지부지 좌절되고 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영자,간부,실무자를 나란히 놓고 보면 환경 변화의 전망을 바라보는 사정거리가 경영자,간부,실무자 순서로 점점 짧아진다. 경영자는 적어도 10년 앞의 일을 내다보지만 기껏해야 5년, 실무자는 1년 후의 일만 내다볼 뿐이다. 그러니 10년 앞을 내다보는 경영자라면 머지않아 다가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변혁의 필요성을 늘 의식하겠지만, 눈앞에 닥친 일에만 매진하는 간부나 현장 책임자는 자세한 설명 없이 이대로는 위험하니 방식과 방향을 바꾸라는 지적을 받으면 충분한 해동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바로 혼란기로 돌입하게 된다. 

 

 사회 변화도 마찬가지다. 헤이세이 시대에 관한 평가는 앞으로 세상에 쏟아져 나오겠지만, 나는 ‘쇼와 시대를 끝내지 못한 시대’라고 말할 것이다. 우리는 ‘산 정상’에 서서 쇼와 시대에서 헤이세이 시대로의 이행을 경험했다. 헤이세이 시대가 시작된 것은 1989년 1월 8일로, 닛케이 평균주가가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같은 해 12월 29일 이었다. 당시의 시가 총액 세계 순위를 확인해 보면 1위인 일본흥업은행(2000년까지 존재했던 일본 은행으로 현 미즈호 은행의 전신 중 하나)을 필두로 상위 5위를 모두 일본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물론 현재는 세계 순위 10위 안에 일본 기업은 하나도 없다. 세계 경제 패권을 쥐고 있던 쇼와 시대에서 헤이세이 시대로 바톤이 넘어온 이후, 일본은 여전히 1989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지 못한 채 내내 하강 추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이 현상을 등산에 비유해 보면 고도 경제 성장기 이래 계속 올라가 산 정상에 이르는 과정이 쇼와 시대, 이후 30년에 걸쳐 같은 산을 계속해서 내려오고 있는 과정이 헤이세이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시대가 쇼와에서 헤이세이로 바뀌었지만 같은 산에서 ‘올라가기’와 ‘내려가기’만 하고 있는 꼴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대가 ‘내려가기’만 하는 상황을 문제 삼고 있는데, 내가 말하고 싶은 핵심은 올라가고 내려가고의 문제가 아니다. 애초에 ‘같은 산’으로 만족해도 좋은가 하는 점이다.

 인간성을 마비시키는 거품 경제 시기를 두고 진지한 얼굴로 건전한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를 정말로 ‘끝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거품 경기의 종말’이라는 적절한 표현으로써 마침표를 찍을 명분을 얻었는데도 산의 정상을 뒤돌아보며 ’그 시대가 참좋았지!’ 아쉬워하며 하산해 온 것은 아닐까? 쇼와라는 시대에 올라갔던 산을 못내 그리워하며 ‘언젠가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헛된 기대마저 가슴에 품고서, 비전도 없는 채로 미련스럽게 뒤를 돌아보며 같은 산을 내려가고만 있었던 것은 아닌가 말이다.

 

 오늘날 청년층에서는 경제,돈,물욕에 치우친 척도를 부정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거대한 물결을 일으키며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거품 경제 시기를 끝낼 필요가 없는’ 세대에 의해 견인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일본은 또 한 번 하나의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경제가 아닌 다른 산을 올라야 할 절호의 기회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본질적인 의미에서 지난 시절에 대한 노스텔지어를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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