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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3~4

*메뉴얼과 정석 그리고 다시 생각하기

 

메뉴얼은 수많은 경험과 각자의 합리성을 더하고 수정하여 만들어진다.

그런데 업데이트 되지 않는 메뉴얼은 과연 합리적인가?

장그래의 장점은 세상이 주는 정보와 성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고민해보고 자기 안에서 숙성하는 시간을 꼭 가진다. 그렇기에 같은 경험을 하더라고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의도성의 부재

 

건축학과를 다닐 때 들었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건축가는 선하나에도 의미가 있다."

그 때 들었던 생각은 '아니 대체 어떻게 선 하나에도 의미를 담는 단 말인가? 어떻게 그 많은 선들에 의미를....'이었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바둑에서는 자신의 돌 하나하나에 의도를 담는다. 참 크게 다가 왔던 것은 그렇다면 모든 것에 의미를 담을 순 없지만 의도는 담으려고 해야하는게 아닌가...? 라는 깨달음이다.

 

건축을 할 때, 설계를 할 때 모든 것에 집중하여 하나하나 밀도 높게 의미를 담는 것은 사실 불가능 한 일이다. 정말 중요한 공간이나 장소에 힘을 주는 것이다. 모든 것이 아우성치는 곳에선 그 무엇도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6개월 전 이직을 하고 얼마 안되어 실장님한테 도면을 가지고 갔을 때 일이다. 상사는 내가 쓰는 용어에 대한 의미를 물었고, 나는 정확하게 대답하지 못했다. 또한 무슨 의도로 도면을 이렇게 작성했는지 물었을 때, 속시원하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저 전 사람들이 해놓은 '메뉴얼'에 따라 작성을 했을 뿐, 별 의도를 가지고 작성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별 자신은 없더라도, 내 자신안에서는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작성을 하면 이런 결과가 나올 것 같아서 그랬다. 라는 대답을 내놓았어야한다. 일의 중요도를 떠나서 어떤 일을 대하든 내 안에서 고민은 하고 의도를 가지고 일을 진행해야 그 일이 내 일처럼 된다. 

 

내 안에 의도성을 가지고 일을 하지 않으면 이런 대답을 하게 된다 "저는 그냥 아랫사람/윗사람/그 전 사람이 했던데로 했을 뿐입니다.(저는 아무런 책임이 없으니 뭐라고 하지 마십시오)". 이러면 그 일은 당신이 한 일이 아닌가? 왜 남 일 대하듯이 일을 하는가?

 

*몇 십 년간 쌓은 거의 모든 걸 버리고 남긴 단 하나, 기보

복기와 피드백을 했던 기록.

장그래가 실패한 경험을 들고 오지 않으려,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히지 않으려 집에 바둑관련 물품은 다버렸지만, 바둑을 시작하면서부터 계속해왔던 기보는 버리지 않았다. 거기엔 그날 했던 대국들에 대한 피드백, 멘토의 피드백이 적혀있다. 

 

바둑은 정말 좋은게, 멘토의 피드백이있다는 것이다. 우리 삶에, 또는 업무에도 저런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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