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철학 vs 철학 21. 전체주의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렌트 (321p~)
"악이란 뿔 달린 악마처럼 별스럽고 괴이한 존재가 아니며, 사랑과 마찬가지로 우리 가운데 있다."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은 한나 아렌트라는 철학자가 말을 하였다. 그녀는 나치즘이 성행할 당시 미리 독일을 빠져나간 유태인 철학자이다. 그녀에게 전체주의란 그냥 사상이아닌 현실이었으며, 그것으로 인하여 아우슈비츠에서 한줌의 재가 될 수 도 있었던 현실의 문제였다.
그러한 그녀가 전체주의에 대해 고민할 당시, 전범 아이히만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그녀는 기자 신분으로 그 재판에 참여하였다. 거기서 느낀 것들을 정리하고 기록한 책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다.
그녀는 이렇게 얘기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데 각별히 근면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는 어떤 동기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근면성 자체는 결코 범죄적인 것이 아니다. ..... 그는 어리석지 않았다. 그로 하여금 그 시대의 엄청난 범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게 한 것은 (결코 어리석음과 동일한 것이 아닌)철저한 무사유였다. .... 이처럼 현실로부터 멀리 떨어저 있다는 것과 이러한 무사유가 인간 속에 아마도 존재하는 모든 악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대파멸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사실상 예루살렘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었다."
그녀가 주목한 것은 바로 무사유. 생각하지 아니함이 이러한 문제를 낳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자세히 무엇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 했는지 보자
"아이히만의 말을 오랫동안 들으면 들을수록, 그의 말할 수 없음은 그의 생각할 수 없음, 즉 타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없음과 매우 깊이 관련되어 있음이 점점 더 분명해진다. 그와는 어떤 소통도 가능하지 않았다. 이는 그가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말과 타자의 현존을 가로막는, 따라서 현실 자체를 막는 튼튼한 벽으로 에워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무사유란 바로, 타인에 대해 생각할 수 없는 것을 말했다. 즉, 이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라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도 전체주의에 빠질 수 있으며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 악의 평범성이라는 단어가 담고 있는 내용이다.
+ 과연 개인의 책임만 있는 것일까?
아렌트는 결국 전체주의란 생각하지 않는 개인에게서 비롯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이순간도 전체주의가 판처야 하는 것이 정상아닌가? 지금과 같이 개인주의가 판치고 개인이 중요한 시대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 지점이 그녀의 의견이 아쉬운 이유이다. 개인에게 책임이 있고 이 사회의 시스템 문화등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것이다.
집단적 광기/ 또는 그런 것들이 쉽게 받아들여지는 구조 등에 대해서 함께 고려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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