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
-카프카 [변신] 중에서
필자는 광고장이들을 좋아한다. 이제석,정철,박웅현 등등 그들은 공통으로 창의성과 감동이라는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과 좋은 사례를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광고가 가장 많이 파고드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은 또한 글을 간명하게 쓴다. 군더더기가 덜하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글이 쉽게 이해된다. 누군가의 눈과 귀까지 떠먹여 주어야 하는 그들의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이라 할 수 있겠다.
그의 독법에 관한 책이다. 그는 다독하지 않는다. 책의 제목은 카프카가 말한 것으로 책이 우리의 머리를 깨부수지 않는다면 도대체 따분한 그 책을 왜 읽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도끼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책의 좋은 점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1. 감동의 안테나 역할 2. 새로운 프레임 제시 3. 인생의 작은 나침판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삶은 유한하고 우리의 능력과 감성과 경험은 하나도 거의 같은 것이 없다. 그런 세상에서 책이 하는 역할은 일상의 감동을 느끼게하여 삶을 풍요롭게 하고, 새로운 안경을 통하여 기존의 것을 새롭게 보게 하고,우리가 고민되고 힘들 때 고민을 덜어주고 그 주제에 관하여 폭넓게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내 머리를 깨주는 것이 진정한 독서다.
새로운 시각을 얻기 위해, 시각을 얻는 방법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 작가들이 선사하는 다양한 안경을 써보고 그 순간 그 장소에 들어가고자 한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의 감각을 예민하게 만든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촉수’가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촉수는 사물을 예민하고 비상식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단풍잎의 전성기는 연두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 문장은 비 상식적이다. 그리고 봄 햇살에 비친 어린 단풍잎을 느껴본 자만이 ‘그렇지, 붉게 물든 잎도 아름답지만, 많은 가능성을 함유하고 햇빛도 가득 담은 그 시절의 연두가 전성기라고 할 수 있겠다.’라고 공감할 수 있다.
이러한 감각과 예민함은 생업에 도움이 된다. 저자는 광고장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가?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직업군이든 간에 예민한 감각과 남다른 촉각은 자신의 고민거리/문제에 영감을 준다. 그러므로 책은 일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말할 수 있다.
-시작은 울림이다.
책의 첫 챕터의 제목으로, 판화가 이철수의 글과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른풀의 노래와 산벚나무 꽃피었네 등의 작품에서 발췌한 내용을 공유한다(책이 절판되어 지금은 매우 비싸다.슬프다.)
같이 느껴보자.
<작은 선물>
꽃 보내고 보니,
놓고 가신
작은 선물
향기로운
열매
<개소리> 전문
깊은데
마음을 열고 들으면
개가 짖어도
법문이다.
-천천히,들여다보기
김훈,고은 모두 우리가 평소에 쉽게 지나치는 것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볼 것을 계속 들여다볼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산수유에 대해서는 "언제 지는 지고 피는지 모르는 구름 같은 꽃"이라고 하는 등 기가 막힌 표현들이 가득하다. 작가들이 보는 것처럼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김훈 자전거 여행
이 책을 보면 세상 다양한 꽃들 특히 봄꽃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니체는 영원한 회귀라는 사상을 제시함으로써 철학자들에게 영원한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시작하며
박웅현은 이 책에 등장하는 외과 의사인 남자가 웨이트리스인 여자 주인공을 만나 가벼움에서 무거움으로 바뀌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 과정에서 남자가 여자를 연민으로 대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연민이 나중 가서도 그렇게 행복한 사랑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인가? 강신주의 감정수업을 보면 연민이란 상대보다 내가 더 나았을 때 느끼는 감정이며, 상대의 불운을 계속하여 바라는 심정이라고 말한다. 상대의 불운이 있어야만 지속되는 사랑의 감정인 것이다.
하지만 나의 감정과 생각보다는 행동이 우선일지 모르겠다. 외과 의사의 권위를 포기하고 그녀가 있는 지역으로 가겠다는 결정. 세간의 관심을 피해 사람 없는 곳으로 그녀와 떠나겠다는 결정. 그러한 결정들이 그의 연민을 사랑으로 바꾼 것은 아닐까?
키치, 이 소설을 관통하는 관념이다. 키치는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데로 보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또 다른 여주인공 사비 나는 키치를 혐오한다. 자신을 체코에서 온 작가라는 이유로 반체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으로 보는 세상이 싫다. 세상의 온갖 구속 등은 어떠한 틀 속에 가두어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그녀의 당당함 솔직함에 반하였다. 첫눈에 반하였다. 하지만 그는 아내와 자식이 있다. 하지만 사비나를 사랑하여 다 버리고 떠나왔다. 하지만 사비나는 그를 떠난다.
그런데 그렇게 슬프지 않다. 그렇다 그는 사비나가 가지고 있던 자유와 솔직함 당당함 자유를 유산으로 가지게 되었고 그것이 그를 독립하게 한 것이다. 오히려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더 행복한 일인 것일까…?
-지중해는 햇빛이다.
예술은 계절과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우거지고 식물들로 빽빽한 정글에 사는 동남아인들에게서 복잡한 패턴예술이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하늘보다는 그러한 패턴속에서 적을 발견하고 음식을 찾는 것이 그들에게 더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매년 강렬하고, 대신 습도가 없는 햇빛이 계속 내리쬐는 지중해는 어떤 사상과 예술이 탄생하게 될까?
지중해 출신의 대표적인 작가들은 알뫼르 까뮈, 카잔스키, 김화영이있다. 김화영은 우리나레에서 아마 지중해를 제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라고 박웅현은 말한다.
실존주의 철학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간단하다. Seize the moment / 까르페디엠 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미래에도 과거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 불교의 철학과도 연결된다.
왜 따듯한 햇살과 실존주의 철학은 맞닿는다고 얘기하는 것일까? 연중 햇빛이 계속 내리쬐는 그렇다고 그 햇빛이 짜증나지도 않는 나라에서 말이다.
>책 속에 담겨있는 여러 감정들과 경험을 자기 것인냥 느껴보기. 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일 것이다. 핑크색 안경을 끼고 사랑을 바라보고, 파란색 안경을 쓰고 사랑을 바라보는 등 다양한 관점으로 하나의 주제를 생각해보거나, 하나의 관점으로 여러 주제를 생각해보는 것 말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대리경험 이후에 내 스스로의 감정을 토대로 한 자라도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생각을 부끄럽지만 어떻게든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이다. 생각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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