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의 자아 실현
"눈에 띄지 않는 일이라도 맡겨진 일은 제대로 끝내려 했다. 승진을 위해 누구 뒤에 서본 적 없다.오히려 누군가의 뒷덜미를 잡아 쓰러뜨렸다. 회사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기 매우 어려우나, 자아가 배신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자아 실현이 된다.드러내지 않아 자신을 숨길 수 있었지만, 드러냄으로써 자신을 보호하기도 한다...."
회사에서의 자아실현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월급쟁이라면, 월급쟁이가 아니라도 잠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일을 위해, 직장을 위해 살아간다. 매일 최소 9시간씩 매일 그렇게 살아간다. 정말 많은 시간 아닌가? 그런데 그 일에서 자아의 실현이 안된다니, 너무나 불행한 일이다. 개인적으론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기존 8시간의 업무시간이 규칙적으로 나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시간-돈의 교환이고, 그 이후의 삶이 진정한 내 삶이라면 그건 정말 말도 안되는 교환이다. 8시간 이후에 남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또한 업무시간이 내 삶에 밀고 들어와 그 시간을 앗아 갈 수 있으니 정말 불합리한 상황 아닌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업무 시간 이외에 노력을 하는, 다른 일을 찾아보는 것을 제외한다면 무언가 핀트가 잘못되었음을 느껴야 한다.
8시간동안 즐겁지 않고, 내 삶의 목적과 연관이 없다니. 우리는 반드시 우리가 몰입하고 이 한번의 생에 재밌고 보람차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야만 한다.
그냥 회사원이 그렇지 뭐라고 하는 사람들조차 어느 부분에선 그게 필요하다는 걸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다.
-신뢰 1, 오과장과 김대리
"그냥 진행하는 게 맞는거야 뭐야? 예?"
저 말이 나온 뒤의 상황을 보자. 정말 보기 힘든 장면이다. 아래 직원에게 자신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솔직하게 말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정말 서로가 서로를 전적으로 신뢰할 때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상사로서의 존경과 후배직원으로서의 존중이 동시에 있어야 가능하다. 같은 팀이기에 진심으로 조언을 구하는 것이며, 문제 해결을 위해 상황을 펼쳐보는 것이다. 그냥 일을 안해보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저게 너무나도 당연한 것 같으나, 회사에선 정말 보기 힘든 장면이다. 일보단 사내 정치가, 일보단 서로의 눈치가 더 중요하게 작동하는게 많기 때문이다.
-주도권
이 장면은 지금 두번째 이직한 회사를 다니면서 사장에게 이런 느낌을 느껴본 적이 있어 따로 적어본다. 아랫직원의 직접 미팅 및 직언은 보통 달갑지 않은 경우가 많다. 너무나 회사 다니기 좋아서 면담을 요청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대화의 주도권을 위해 의도적으로 회사 임원이나 사장은 저런 행동을 한다.
-회사가 작으면 작을수록 사람이 다다
"우리 회사를 차리는 순간 기존 인프라는 전혀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사람이 전부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건 사람이라고요.일을 하는 사람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정말 이 사업을 하고 싶다면, 성공시키고 싶다면, 엎드려 빌어서라도 모셔와야 할 분입니다."
앞서 미생 8편에서 회사를 가는게 아니라 상사를 만나러가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정말 좋은 상사를 만나는 건 너무나 큰 행운이며 우리의 커리어며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놓을 수 있는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다.
근데 이건 작은 회사일수록 더 크게 작용한다. 큰 회사는 그 회사가 계속 쌓아온 자본과 시간을 기반으로 메뉴얼이라는 것이 존재하며, 어느정도 감정을 서로 제거하고 일 할 수 있는 업무용 에티켓이라는 게 존재한다. 하지만 작은 회사일수록 사장은 형이며, 대리님은 내 친구가 될 수 있다. 사내 정치가 끼어있는 대학교랄까..? 오히려 이렇게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메뉴얼도 에티켓도 너무나 흐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건 사람마다 장단점으로 작동할 수 있다. 큰회사의 답답한 메뉴얼과 업무용 에티켓에 지쳐 작은 회사로 가는 사람이 있으며, 반대의 경우도 있다.
작은 곳으로 가는 사람은 그 곳의 한사람 한사람이 나에게 정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피하는 방법은 대부분 퇴사 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신뢰 2, 오과장과 와이프
아까 오과장과 김대리의 대화에서와 정말 같은 맥락의 상황이다. 그는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혼자 담아놨다가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 특히 기혼자가 회사를 그만 두고 회사를 차린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저렇게 얘기하며 상의하는 것이 정말 맞다.
-삶의 균형, 커리어와 가족
"나는 그동안 회사로 가기 위해 집에 들른 걸까? 지금 휴가는 회사로 돌아가기 위해 잠시 들른 것일까?그리고, 평소 적당히 대화가 되던 아이들과 묘한 유격을 발견했다고 한다.대화는 묘하게 핀트가 안맞고 서로 금세 피곤해졌다고.자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퇴근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아이들을 보며 출근하고..그러다 잠깐이나마 같이있을때 과장이다 싶게 호들갑스러운 친근함을 나눴는데, 막상 말을 나눠보니 서로 너무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고..."
근 3년만에 가족여행을 간 오과장 가족. 아이들과의 묘한 유격감을 느낀다. 그의 삶은 솔직하게 말해 일이 거의 주를 이루었을 것이다. 그리고 3년이라는 시간은 짧으면 짧았고 길면 긴 시간이다.
커리어와 가족 사이의 균형을 잡기란 쉽지가 않다. 특히 가족, 친구는 잘 돌아오지 않는 비가역적 성질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무엇을 위해 돈을 버는가? 커리어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야하며, 그 질을 향상시켜야한다. 항상 같이한다고 좋은 기억이 쌓이는 것이 아니다. 우린 가족과의 시간에 양과질을 함께 추구해야한다. 그 시간을 빼놓고 일을 해야한다. 더욱 치열하게 생산성을 추구해야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내 인프라는 나 자신이다
절대 변하지 않는, 내가 계속 변함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다면 그건 나 자신이다. 나머지는 다 변하고 없어지고 번창하고 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겪고 그건 내 손을 떠나있다.
삶의 중심을 잡기 위해선 나 자신을 잡아야한다. 내 자신이 내 인프라다.
-일하는 두 가지 태도, 일을 일로보는 것 vs 일을 일로 보지 않는 것
김대리가 외로운 이유는, 일을 일로 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일에서 자신의 자아 성취를 얻고자 하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맨 마지막에 아무리 작고 불안한 기업이라도 오과장과 장그래가 있는 회사로 가는 김대리를 보건데, 그것이 연봉, 업무강도 그 무엇보다도 크게 다가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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