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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erial Matter, 지속적인 지각 전환의 생산_박미예

나름 재미나다

 

이공희, 최왕돈, 이승택, 장영철, 최혜정 ,김찬중, 조남호, 봉일범, 장윤규, 박미예, 최욱 까지 교수님들과 현업에서 뛰는 건축가들이 재료에 관한 생각을 15~25쪽 분량의 글을 엮은 책이다.

 

재미난 글도 있고 조금은 성의없다고 느껴지는 글도 있다.

 

* 책의 재질이 3종류다. 나름 신선하게 다가왔다. 책에 느낀점 적을 때도 주는 감각이 달랐다.

 

 

박미예- 지속적인 지각 전환의 생산

 

원경-건물의 형태 근경-재료의 성질

 

자, 우리같이 헤르조그 드뫼론의 도미너스 와이너리(herzog de meuron dominus winery)로 떠나보자.

 

# 작렬하는 태양과 끝없이 펼처지는 초원과 포도밭이 밀려온다. 저멀리 거무튀튀하게 육중한 건물이 낮게 깔린 네모난 '형태'로 우리에게 인지된다.단순한 하나의 육중한 돌덩어리 같기도 하다. 원경에서 우리는 보통 건물의 형태와 전체적인 색감, 분위기를 파악한다.

 

원경에서 바라본 도미너스 와이너리 하나의 매스감으로 읽힌다.
어라 가까이 와서보니 거대한 돌무더기가 와이어메쉬에 갖혀 있다(개비온이라 한다). 그리고 안으로 돌아오니 돌은 사라지고 빛이 산란한다.

 

# 건물 가까이로 와보니 돌의 색이 다양하고 거대한 돌들 사이로 틈들이 보인다. 그리고 아래에는 작은 크기의 돌들이 #빽히 깔려있고 위로 갈수록 큼직한 돌들이 깔려있는 것을 확인 한다. 보통 무겁고 큰 돌을 아래에 까는게 보통인대.. 하는 이상함이 머리를 스친다. 멀리서는 이 돌 들을 잡고있는 가는 철망들이 보이지도 않았는대 말이다. 이렇게 건축물은 이 것을 보는 사람이 어디에 위치했는지에 따라 상이한 감각들로 다가오게 된다. 

 

# 내부로 들어오니 아까 차를 타며 달려오면서 보았던 쨍쨍한 햇빛들은 사라지고, 돌들에 부딪히고 작은 구멍들에 부딪혀 부서지고 퍼진 다양한 빛들이 건물 내부를 비친다. 돌들은 어디로 간것일까? 또한 같은 거리임에도 밖에서 보았던 재료가 주었던 감각이다르고 들어와서 느끼는 재료의 감각이 다르다.

 

"... 원거리에서는 주로 건물의 형태가 근거리에서는 표면을 구성하는 재료의 성질이 두드러진다. 어찌 보자면 신체의 감각기관에 근거한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건축 투시도법을 통해 한 컷의 대표 이미지를 설정해, 다분히 시각적인 방식에 근거했던 일반적인 방식과는 차이점을 갖는다. 즉, 단번에 지각되기를 거부하고 시간의 흐름에서 지속적으로 감각되기를 유도하며 시각이외에도 신체의 전감각들이 사용되는 대단히 전략적인 방법론이기도 하다..."

192p 

 

건축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 무엇으로 정의 내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해주는 구간이었다. 여태껏 그냥 잡지를 통해 멋있는 사진이나 렌더링을 보며 '와~ 진짜 멋있다' 하고 그쳤던 여러 건축물들이 생각이 났다. 건축은 시각 예술이 아닌 것이다. 오감 뿐아니라 여러 생각과 의지들이 담겨있는 구축물이다. 정말 나는 시각 하나만으로 건축을 느껴왔던게 아닌가 하는 큰 깨달음을 주었다. 

 

도미너스 와이너리는 샌프란시스코 북쪽으로 50마일 떨어진 나파 벨리에 위치해있다. 길이 100m 깊이 25m 높이 9m의 건축물이다. 헤르조그 & 드 뫼론은 건축물이 대지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입면의 재료로는 근방의 아메리칸 협곡에서 채석한 현무암이 사용되었는데, 이들은 진한 녹색부터 검은색까지 골라 주변경관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헤르조그 & 드 뫼론은 이런말을 했다

 

"예술 작품의 가장 근원적인 존재론적 상태에서의 재료적 특성은 원래의 자연적 맥락에서 떨어져 있을 때이다." 

 

이 말은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돌들을 작은 크기서부터 큰 크기로 완전히 중력에 역전시켜 놓음으로서(자연적 맥락으로 부터 떨어 뜨려서) 돌이라는 재료의 특성을 더욱 강조 하였다는 말이다. 쉽게 말해보면 재료가 가지고 있는 기본 성질을 관찰 / 정의 내리고 그 성질과 반대로 느껴지게 작업 했을 때, 오히려 재료 본래의 성질을 더욱 잘 느낄수 있다. 라는 철학적이자 굉장히 실제 사용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이제 박미예 교수님이 말한 주제에 좀 더 집중해보자.

 

"..... 즉 차이를 통해 의미가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의미의 생산이 틀에 박힌 표상의 방식이 아닌, 지각의 전환을 통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건축가이며 이론가인 유하니 팔라스마가 예술 작품에서 의미가 어떻게 발생하는가를 서술한 맥락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는 "나의 감성과 연상은 공간으로 넘어가고, 지각 및 사고를 유도하고 해방하는 공간의 분위기는 내게로 넘어온다"라며, 작품 감상의 촞범을 단순히 물리적인 대상이 아닌 공간의 분위기, 즉 대상이 주변의 맥락 속에 용해된 상태로 두었다.  따라서 지각의 전환을 이야기하면서 단순히 물리적 지각에만 머물지 않게 하는 요소, 즉 비물질적인 지각으로 전환하는 요소가 무엇인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 

200p

 

제일 신선했던 관점은 , 지각을 전환시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재료를 탄생 시킬 수 있다. 라는 관점이다. 나무라는 재료는 가만히 있지만 이것을 주변 공간과 이것을 이용하고 느끼는 사람들의 신체적 전환을 유도하여 기존과 다르게 느껴지게 하는 것도 재료의 진화이자 변화라는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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